73 - 쓸쓸하고 괴로운 인생을 살겠지만 2 픽션들

그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직접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의 유명한 기행들은 사실 말 그대로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내가 여기서 열거할 필요는 아마 없을 터이지만, 다만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그 이상한 행위들을 피눈물을 쏟으며 지켜보았던 그의 지지자들의 마음이 그렇게 편치 않았을 것이 틀림없을 거란 사실이다.

어쨌든 그의 생의 초기 반생에 저지른(?) 이상한 행동들은 최소한 재기발랄한 면모라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라. 사람들이(비록 소수일지언정) 그 정신에 충실하게 감복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었던 것은 뭐냐하면, 그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만 같은 창의적인 발상들에게서 어떻게, 언급하기 진부할 정도로 고색창연한 정신들을 느낄 수 있게 했을까라는 점이다. 누구나 그 당시의 그를 보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 그가 매우 적은 수의 지지자들만을(열광적이긴 하지만) 가지고 있었고, 그 이후로도 상식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을 전혀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수의 지지의 폭등을 등에 업고 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등극했다. 이 사태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 극적이고도 열광적인 지지에 사실상 그의 사상적 성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었다는 점이다. 그는 당시에 널리 퍼져 있던 지긋지긋한 관행들에 반기를 들던 사람들이 대안으로서 선택된 것에 불과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그가 펼치게 될 놀라운 사건들은 애초부터 불행의 씨앗을 내재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가 위대한 사람으로 등극하게 된 이 사건이 이 세계가 가지게 된 최초의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말하자면, 당시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던 정신들이 너무나 퇴폐적인지라, 그것들을 언젠가 뽑아내지 않고는 누구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그 일을 한단 말인가? 검은 사회에선 위대한 사람마저 어두운 빛을 띠게 마련이었다. 정말로 우연히 일어났던 일이고, 아마 평소의 시스템이었으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지만, 모두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바람에 놀라운 행운이 생겨버렸다.

자, 그가 위대한 사람으로 등극한 후에 했던 일들을 상기해 보자. 모든 것들에 영광의 밝은 빛이 드리워져 있는가? 절대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실상, 그가 위대한 사람에 있었던 기간 동안 이 사회는 재앙에 가까웠다(혹은 재앙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그가 위대한 사람이 된 후에도 절대 위대한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정신없는 기행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를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대다수의 지지자들이 그가 저지르고 있는 저 미친 짓들을 최초로 보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기행은 그의 평가를 계속해서 추락시켰고, 그는 놀랍게도 추락하는 자신의 위신을 바라보며 재미있어하는 듯 했다.

그의 비판 자체는 정당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비판은 비난이 되었고, 그 비난은 결국 또 다른 비난을 불러왔다. 말하자면 “저렇게 비난을 받는 것을 보니 저 사람은 미친게 분명하다”는 식의 비난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난 자체는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는 항상 만면에 미소를 띠며 또 다른 기행을 계획하곤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대는 끝나 갔다. 사람들은 결국 원래의 거칠게 얽힌 사람들 사이에서 위대한 사람을 만들어 냈고 그 새로운 사람은 사회의 어두웠던 옛 모습을 거의 완벽히 복원했다. 아마 몇백 년간은 이러한 사회가 이어질 게 분명했는데, 왜냐하면 결국 사람들은 그의 시대에 깨달은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었다.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의 엽기적인 만행들의 의미를 알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지극히 비참한 블랙코미디를 써 놓고는 사람들에게 웃으라고 강요하면, 그 어느 누가 대사를 이해라도 할 것인가! 이것은 역사상 가장 어려운 극본이었던 것이다.

그의 말년은 그의 비극처럼 비참했으며, 난 이미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우주공간에 몸을 던져 의식이 없는 전자기파만 남겼다. 그를 추모하는 천억 명 정도의 사람들이 대규모의 물결을 만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는 그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그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그른가에 대해 사고하기보단, 무엇이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가에 대해 사고한다. 나는 그렇지 않은 우주의 단 한 사람이다. 그도 아마 우주의 단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나와 그에 뒤를 이은 또 다른 한 사람이 이 우주에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단 한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쓸쓸하고 괴로운 인생을 살겠지만 그렇다고 뭐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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