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일년 새에 많은 것이 변했다. 그들은 이제 결혼과 육아와 직장과 연봉에 대해서밖에 이야기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들도 어른이 되었다. 그러니까 난 친구들의 술자리 내에서도 별로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기대했었지만, 역시 여기서도 조금 더 외로워졌으며, 그냥 자기 애기가 뭘 먹고 뭘 싸는지 뭐 그런 얘기들에 맞장구나 몇 번 쳐주다가 눈치를 봐서 바람이나 쐴 겸 술집 밖으로 나왔다. 달은 밝았으나 또한 도시의 불빛도 밝았다. 나는 예전이 그리워졌다. 적어도 그들은 나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우주의 법칙이라던가, 의식과 자유의지라던가, 과격한 정치적 견해 따위, 어쩌면 세상과 동떨어진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다. 모두들 맞장구를 쳐주었다. 모든 것이 변했다. 나만 변하지 않았다.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열띠게 토론하던 그 때의 내 친구들은 이제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살아남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만 아직 그대로였다. 비참한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 기묘한 위화감은 내가 죽을 때까지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나는 과거에 어떤 결심을 했으며, 그 결심은 아직까지 유효하고, 내가 죽을 때까지 따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난 계속해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사고할 것이며 또 그 사고한 결론대로 행동할 것이다. 내 친구들이 다 떠나간다고 해도 하는 수 없다. 그들을 탓하지는 않겠고 나를 변화시키지도 않을 것이다. 쓸쓸하고 외로운 인생을 살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지구상의 단 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살아야 함을 어쩔 수 있겠는가.
태그 : 인생




덧글
후유소요 2009/04/27 12:59 # 답글
그래서 블로그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유스터 2009/04/27 14:06 # 답글
어딘가엔 마음이 맞는 사람이 남아 있을겁니다.
나비의일견식 2009/04/27 21:37 # 답글
픽션일 뿐이니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궁그닐 2009/05/01 19:08 # 답글
낚인사람들... 워월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