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 두 과학자 픽션들

난 세계 일인자야. 그가 말했다.

나도 너에 뒤지진 않지. 나도 내 스승님만 빼놓고 본다면 세계에 그 누구도 나와 맞설 상대는 없으니까. 내가 말했다.

그랬다. 그는 자신의 학위논문으로 슈퍼울트라양자대칭에 대한 양안경합의 부등성이라는 세계 초유의 논문을 들고 나온 젊은 과학자. 그가 연구하는 분야는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본 적도 없고 본적도 들은적도 상상조차도 해 본적이 없는 말 그대로 미개척지. 그는 그 분야의 유일한 연구자다. 세계 일인자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의 연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또다른 문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 분야를 재미없어 한다는 것.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깐따삐야 별의 동물의 생태에 관한 성격심리학 연구라는 박사논문으로 세계의 (무)관심을 한몸에 받은 연구자. 나의 스승은 불모지인 깐따삐야 별에 홀로 들어가 혹독한 자연의 시련을 겪으며 대성한, 깐따삐야 별 연구의 일인자이며, 나는 그분의 수제자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깐따삐야 별의 연구를 이어받은 생태학자다. 문제는 이 전 우주에 깐따삐야 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단 둘밖에 없다는 것.

우리는 과학자다. 진리탐구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난 이 일이 좋다. 그도 그의 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 일인자라는 타이틀에 대해. 그 누구도 손대지 않은 미개척지를 탐험하는 것에 대해. 춥고 배고픈 학문에 대해. 돈과 권력을 가지지 않고 순수한 열정만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젊다! 우린 미래가 있다! 우린 열정이 있다!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세계 일인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섭씨 오만 도의, 수소핵융합을 일으킬 만한, 지옥불과도 같은 무시무시하게 뜨거운 열정!

우리는 밤새, 서로에게조차 이해 안되는 그런 얘기들을 밤새 그렇게 떠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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