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람이 되자 캠페인 - 1. 독단적 개인을 집단적 정체성으로 싸잡아 묶어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다윈주의적 좌빨

아무리 생각해도 나 자신은 집단의 어디에 속해서 그것의 정의를 대변할 수 있을 '전형성을 소유한' 사람이 안 된다.

예를 들어 2002년은 월드컵의 마초적 승부주의에 대한민국 전체가 광기로 얼룩졌던 땐데(이렇게 말하면 흥분할 분들 계시려나? 자, 그냥 개인적 의미로 다가온 느낌을 말씀드린 것 뿐이다. 흥분 금지) 솔직히 말해서 예선에서 포루투갈을 이겼던 것까진 좋았고 뭐 응원하는 것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고 특히 1대 1로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특히 공을 가지고 뭔가를 하는 스포츠)는 피가 말리는 그 기분을 별로 즐기지 못해서 축구라는 껨을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포루투갈을 이겼을 때는 자, 이제 이만하면 됐다. 져도 용서해 주마라는 생각을 했고 8강이니 4강이니 자꾸만 올라가는 성적 자체도 걍 뭐 오 한국 잘하네 이정도 생각 뿐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좀 지겨워지는 면이 있어서(경기 자체가 슬슬 재미없어지기도 하고) 이젠 고만 좀 져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는 뭐 일제의 만행이니 정신대니 하는 얘기들에 피가 들끓어 오를 때도 있었지만 왜 나 자체가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종속되어서 왜 내 이익이 되지도 않는 다른 누군가의 승리를 기뻐해야 하나, 혹은 내가 피해도 가지 않는데 왜 같은 국민이라는 이유로 패배를 슬퍼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가졌다.

딴 예를 들자면, 지금 한국 돌아가는 꼬라지에 대한 얘긴데, 좌빨이니 우꼴이니 하며 별 그지같은 양분법 담론에 내가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좌파긴 좌판데 뭐 정치적으로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어쩌고 하는 공산주의 빨갱이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우리나라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이나에서 하는 얘기들에 대충 공감은 가지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아니고, 또 우꼴들이 지껄이는 시시껍질한 좌빨 욕하기에 내가 해당되는 사항도 없고, 내가 주장하는 바는 뭐 한 마디로 대충 정의하자면 생태주의적 좌파? 뭐 이런 건데(더 자세히 말하자면 피터 싱어적 공리주의자) 우리나라에서 이런 좌파가 있다는 건 또 들어보지도 못했고, 정당같은 게 있다는 건 상상조차 못할 지경이니.

또 딴 예를 들어보자면, 말 나온 김에 피터 싱어적 채식주의에 대한 건데, 채식을 한다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봐도 내가 생각하는 채식을 하는 이유같은 거와는 좀 다른 느낌이라. (아 물론 요새는 채식 안 합니다. 사실 전에도 베간이니 뭐니 하는 그런 거 한 적도 없습니다. 채식한다고 뻥치면서 닭도 꾸준히 먹었죠. 단지 고기를 줄이는 걸 꾸준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지요. 이건 좀 다른 얘긴데 왜 윤리학을 과학이 결정하냐고 하셨던 분들이 많은데, 전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제 모든 글들은 윤리학이 먼저 결정된 후, 윤리학이 과학을 참고할 수 있다는 얘기들입니다. 글을 좀 바르게 읽으시길). 아 뭐 어쨌든 뭔 이글루스 내에서 나랑 상관없이 채식주의가 어쩌구 싸웠던 거에 대해 어떤 아주 예의바르신 분들이 싸잡아 비난하시는 걸 본 후 내가 홧김에 열받아서. 가 아니고 좀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 정중히 댓글을 달아드렸더니 아주 그 사람 추종자들이 잡아먹으려고 안달이셨던 그런 사건이 몇달 전 있었드랬지요.

그래 또 요 블로그와 이글루스에 대한 얘긴데, 전에 누구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글루스 안에서 졸라 떠들고 지네들끼리 싸우던 문제를 내가 몰랐던 걸 상상조차 못했다고 하셨더래. 아니 뭐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고 오덕후가 어쩌고 채식교가 어쩌고 하는 걸 내가 꼭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 같은 이글루스를 쓴다는 이유로?

집단은 중요합니다. 암 중요하고 말고요. 하지만 그건 제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죠. 전 속하는 집단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전 가끔 '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엄청나게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집단(예를 들면, 좌빨, 채식주의)'을 욕하는 글을 보며 가끔 욱하곤 해요, 가 아니고 그분들이 좀 잘 모르시는 것 같고, 그 포괄적으로 정의된 집단의 정의에 당신이 욕하는 그 사람들이 아닌, 무고한 사람(예를 들면, 나)이 들어갈 수도 있으며, 전 그 욕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좀 알아주십사 하고 글의 밑에 댓글을 답니다. 그리고 남의 의견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내 부족한 글을 읽는 것보단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쓴 책을 읽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제가 권하는 책을 좀 읽어 보시고, 제 의견이 이러이러한 것이다라는 것을 좀 이해해 주십사 하고 권하지만, 뭐 보통은 소귀의 경읽기. 언제는 이런 얘기도 들었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책읽는 사람이 나로 인해 전부 싸잡아 욕먹는다고. 아 예.

당부 하나 드리자면, 뭔가를 욕하실 때는 그 뭔가의 집단이 어디까지인지를 꼭 공부하시고, 그 외연이 내가 욕하려는 바로 그 집단과 필요충분이 될 때만 욕하도록 합시다. 그 뭔가의 집단이 어디까지인지를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합니다. 공부합시다.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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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2/12 23:5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2/14 13:06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나비의일견식 2009/02/14 16:04 #

    비공개로 하시든 대공개로 하시든 상관 없습니다만, 죄송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 rukat 2009/03/01 13:54 # 삭제 답글

    채식주의... 그거슨..한번 하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달까. 고기 안먹다가 다시 먹으려고 하면 왠지 패배감이들고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그러더군요 ㅎ(동문서답 죄송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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