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19일
장난조로 길을 묻다
여친이랑 깨져서 허세부리며 시작했던 블로그질이 이제 3년을 지나갑니다. 이 삼년동안 이 블로그 '불복한나'를 찾아오셨던 모든 분들에 대해 감사드리며, 특별히 꾸준히 찾아서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더 깊은 감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어짜피 찾아오시는 분도 얼마 안 되지만 어짜피 제 성품이 답글을 성실히 달아주는 거나 친히 답글을 다신 분의 블로그에 방문해 뭔가를 쓴다거나 하는 데 있어서 공포에 가까운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여러분께 댓글을 달아주셔도 한참 후에나 그에 대한 답글을 단다든가(그것도 무성의하게), 절대 남의 블로그에 댓글 같은 거 안단다던가 하는 저의 불친절에 대해 언젠가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 싶었답니다. 전에도 이오공감인가 뭔가 하는 데 저의 쓰레기 글이 올라서 하루대박을 쳤는데 하나하나 답글 달기 존나 귀찮더라고요.
뭐쨌든 저쨌든 이 불친절하기로 무명한 블로그가 한RSS 구독자 11명에(나 포함) 평균 하루 방문자 20명인 거대 블로그로 성장했다는 데에 대해서 뿌듯한 감정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 동안 저는 과거에 성장한 만큼 더욱 성장했고, 그만큼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은 차이가 생겨버렸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 과거의 나를 돌아봄과 동시에, 이 블로그의 나아갈 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려고 합니다.
#. 이 블로그의 대표 컨텐츠였던 소설쓰기는 애초에 여친이랑 깨지고 허세부리기용으로 시작했으며, 그 첫 번째 타자가 따로 카테고리가 분류되어 있는 '슈퍼맨'이었습니다. 당시엔 그림까지 깨작깨작 그려내어 수많은 분들에게 문학적으로도, 회화적으로도 뛰어난 천재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그 후로 허세스러움이 구석으로 정리되고 SF적 성향을 좀 추가하면서 단편소설쓰기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활동이 되었습니다. 다만 대중적으로는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이것은 주로 천재들이 주로 겪는 숙명이죠.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블로그 말고도 '한페이지 단편소설'에 투고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만, 그쪽 성향이 저와 맞지 않은 관계로 역시나 제게 무플 세례을 안겨주어, 관심을 접었습니다.
사실 이 소설쓰기의 시초는 군내 인트라넷의 '무나나라', '미완의 필름'에 대한 오마쥬였습니다. 당시 존나빠진 이등병이었던 전 무나나라와 미완의 필름을 탐독하며 초기 단편작을 쓰곤 했는데요, 이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뒤져 보시면 과거에 인트라넷에 올렸었던 그것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판타스틱'에 투고용으로 대하 장편 SF를 집필중입니다만, 너무나 방대한 스케일로 언제 완성될지 몰라 (내가 다 쓰느냐 판타스틱이 폐간되느냐) 노심초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 계속해서 책을 많이 읽고 있으며,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한때는 진화론과 진화심리학에 눈독들였는데, 현재 관심사는 피터 싱어의 윤리학과 심리·과학철학, 뇌과학이며 SF 고전과 신간들도 꾸준히 보고 있답니다. 근래 발견한 보석같은 SF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사이버리아드'입니다. 이 책의 독창성은 정말 눈이 멀 정도로 휘황찬란하며, 특히 시를 지어내는 기계 이야기는 바짓가랑이가 촉촉히 젖어올 정도입니다.
피터 싱어라는 철학자는 계속해서 내 마음에 차고 있습니다. 채식주의를 시도해 보았고(지금은? 이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하여튼 꾸준히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있고, 피터 싱어의 책에 대한 서평을 몇 편 썼습니다. 뇌과학은 전공과 얽혀서 몇 가지 보고 있는데, 어쨌든 교양과학책으로는 머리를 울릴 만한 정도의 책은 아직 없는 것 같군요.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죠. '채식주의 똥'이라고 주장하는 블로거랑 싸웠는데, 놀랍게도 이름 깨나 알려진 블로거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그 분의 주장이 책을 깨작깨작 읽으면 헛지식만 늘어서 나한테 뻘플이나 다는 찌질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지 말라, 인데,
가장 한심한 점은 저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정말로 많다는 점이죠.
#. 정말로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 매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통령 가카께서 뽑히고 난 후로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왜 사람들은 창조론을 믿을까?
왜 사람들은 출처없는 지식을 믿을까?
왜 사람들은 거짓된 정보에 더욱 더 쉽게 현혹될까?
모든 국민이 많은 책을 읽고 질좋은 고등교육을 받아 알맞은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자신의 대표자도 잘 뽑아 나라가 부강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운하의 비경제성과 환경 파괴적 본성을 잘 파악할 수 있다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저 공약이 지켜질 수 있을지 모든 국민들이 예측할 수 있다면, 불법 시위와 민주 시민의 활동의 구별을 모든 사람이 정확히 내릴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 가지의 활동을 통해 나 하나의 힘을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었고, 그래서 여러 군데에서 잘난척 좀 떨어 보았습니다만(큰 예로 디씨 과갤의 공지에 올라있는 교양과학책 어쩌구 하는 거),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나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간에 그 유명한 사람이 '책을 읽지 마라'라고 말하니까 그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게다가 나마저도 여러가지 부족한 점을 노출하고 내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 고민도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모로 급변한 정치적 상황에 나 자신도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계속해서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은, 어떤 국가에도, 민족에도, 인종에도,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한 개인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연예인 욕설과 도미 사건, 흔한 떡밥인 동성애자 담론, 성차별, 외국인 노동자 차별 뿐만 아니라 해묵은 얘깃거리인 인종과 우생학, 종교, 민족 투쟁 또한 모두 이 문제로 귀결됩니다. 집단이 어떻든간에 그 안의 한 인간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은 좀 재미없어지겠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인간 본성에 반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본능적인 감정을 억누르면서라도 기를 쓰고 지켜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 이유는, 너무 간단하게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샤입니다.
#. 큐브과학연구소(http://cubesci.tistory.com)은 계속해서 가동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아듣는 사람은 없군요.
뭐쨌든 저쨌든 이 불친절하기로 무명한 블로그가 한RSS 구독자 11명에(나 포함) 평균 하루 방문자 20명인 거대 블로그로 성장했다는 데에 대해서 뿌듯한 감정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 동안 저는 과거에 성장한 만큼 더욱 성장했고, 그만큼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은 차이가 생겨버렸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 과거의 나를 돌아봄과 동시에, 이 블로그의 나아갈 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려고 합니다.
#. 이 블로그의 대표 컨텐츠였던 소설쓰기는 애초에 여친이랑 깨지고 허세부리기용으로 시작했으며, 그 첫 번째 타자가 따로 카테고리가 분류되어 있는 '슈퍼맨'이었습니다. 당시엔 그림까지 깨작깨작 그려내어 수많은 분들에게 문학적으로도, 회화적으로도 뛰어난 천재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그 후로 허세스러움이 구석으로 정리되고 SF적 성향을 좀 추가하면서 단편소설쓰기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활동이 되었습니다. 다만 대중적으로는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이것은 주로 천재들이 주로 겪는 숙명이죠.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블로그 말고도 '한페이지 단편소설'에 투고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만, 그쪽 성향이 저와 맞지 않은 관계로 역시나 제게 무플 세례을 안겨주어, 관심을 접었습니다.
사실 이 소설쓰기의 시초는 군내 인트라넷의 '무나나라', '미완의 필름'에 대한 오마쥬였습니다. 당시 존나빠진 이등병이었던 전 무나나라와 미완의 필름을 탐독하며 초기 단편작을 쓰곤 했는데요, 이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뒤져 보시면 과거에 인트라넷에 올렸었던 그것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판타스틱'에 투고용으로 대하 장편 SF를 집필중입니다만, 너무나 방대한 스케일로 언제 완성될지 몰라 (내가 다 쓰느냐 판타스틱이 폐간되느냐) 노심초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 계속해서 책을 많이 읽고 있으며, 열심히 읽으려고 합니다. 한때는 진화론과 진화심리학에 눈독들였는데, 현재 관심사는 피터 싱어의 윤리학과 심리·과학철학, 뇌과학이며 SF 고전과 신간들도 꾸준히 보고 있답니다. 근래 발견한 보석같은 SF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사이버리아드'입니다. 이 책의 독창성은 정말 눈이 멀 정도로 휘황찬란하며, 특히 시를 지어내는 기계 이야기는 바짓가랑이가 촉촉히 젖어올 정도입니다.
피터 싱어라는 철학자는 계속해서 내 마음에 차고 있습니다. 채식주의를 시도해 보았고(지금은? 이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하여튼 꾸준히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있고, 피터 싱어의 책에 대한 서평을 몇 편 썼습니다. 뇌과학은 전공과 얽혀서 몇 가지 보고 있는데, 어쨌든 교양과학책으로는 머리를 울릴 만한 정도의 책은 아직 없는 것 같군요.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죠. '채식주의 똥'이라고 주장하는 블로거랑 싸웠는데, 놀랍게도 이름 깨나 알려진 블로거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그 분의 주장이 책을 깨작깨작 읽으면 헛지식만 늘어서 나한테 뻘플이나 다는 찌질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지 말라, 인데,
가장 한심한 점은 저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정말로 많다는 점이죠.
#. 정말로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 매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통령 가카께서 뽑히고 난 후로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왜 사람들은 창조론을 믿을까?
왜 사람들은 출처없는 지식을 믿을까?
왜 사람들은 거짓된 정보에 더욱 더 쉽게 현혹될까?
모든 국민이 많은 책을 읽고 질좋은 고등교육을 받아 알맞은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자신의 대표자도 잘 뽑아 나라가 부강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운하의 비경제성과 환경 파괴적 본성을 잘 파악할 수 있다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저 공약이 지켜질 수 있을지 모든 국민들이 예측할 수 있다면, 불법 시위와 민주 시민의 활동의 구별을 모든 사람이 정확히 내릴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 가지의 활동을 통해 나 하나의 힘을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었고, 그래서 여러 군데에서 잘난척 좀 떨어 보았습니다만(큰 예로 디씨 과갤의 공지에 올라있는 교양과학책 어쩌구 하는 거),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나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간에 그 유명한 사람이 '책을 읽지 마라'라고 말하니까 그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게다가 나마저도 여러가지 부족한 점을 노출하고 내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 고민도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모로 급변한 정치적 상황에 나 자신도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계속해서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은, 어떤 국가에도, 민족에도, 인종에도,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한 개인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연예인 욕설과 도미 사건, 흔한 떡밥인 동성애자 담론, 성차별, 외국인 노동자 차별 뿐만 아니라 해묵은 얘깃거리인 인종과 우생학, 종교, 민족 투쟁 또한 모두 이 문제로 귀결됩니다. 집단이 어떻든간에 그 안의 한 인간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은 좀 재미없어지겠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인간 본성에 반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본능적인 감정을 억누르면서라도 기를 쓰고 지켜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 이유는, 너무 간단하게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샤입니다.
#. 큐브과학연구소(http://cubesci.tistory.com)은 계속해서 가동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아듣는 사람은 없군요.
# by | 2009/09/19 22:54 | 장난조로 길을 묻다 | 트랙백 | 덧글(3)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이런, 이게 바로 나야! 1
마음의 진화
황제의 새마음 -상


